브런치에 오피니언 컬럼을 개제하기로 했습니다.
- Minu Park
- Sep 11
- 2 min read
브런치 오피니언에 개제?
2008년 가을, 나는 뉴욕으로 떠났다. 2019년 가을, 한국으로 돌아왔고, 2025년 9월인 지금은 서초동 집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문득 스스로에게 묻는다.“왜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쓰고 유튜브에 Vlog를 남기려고 하는 걸까?”
나는 오랫동안 매년 20~30편의 영화를 꾸준히 분석해왔다. 영화 ‘리뷰’와 ‘분석’은 다르다. 분석을 하다 보면 감독의 의도, 시퀀스 구성 방식, 촬영감독의 렌즈 선택, 조명 스타일까지 읽히고, 이 모든 것은 내가 현장에서 촬영을 할 때 큰 도움이 되곤 했다.
처음에는 연출 공부를 하려다 책의 한계를 절감했고, 뉴욕 프랫인스티튜트 대학에서 교수님이 제안한 “Scene Breakdown & Analysis”를 참고하게 됐다.
그 방식은 지금까지 10년 넘게 내 습관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장편영화 촬영, 학원 운영, 가족 호텔 개업 등으로 바쁘다 보니 이번 기회에 Vlog와 브런치 오피니언 개재는 나에게 좋은 영화를 볼 시간을 핑계 삼게 되었다. 그래서 아예 브런치와 유튜브에 내가 영화를 어떻게 분석하고 나의 것으로 소화하는지를 공개하기로 했다.
영화 리뷰와 분석의 차이

영화 리뷰나 평론도 분석을 포함하지만, 목적과 깊이가 다르다. 예를 들어 내가 곧 다루려는 영화 Blitz (2024, Apple TV)의 경우, 줄거리 요약과 로그라인은 다른 리뷰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집중하는 건 그 이후다.

내가 분석하는 방법
1. 연출적인 관점
캐릭터 아크와 카타르시스
사건의 발단(inciting incident)
이야기의 구조
감정·공간·시간을 기반으로 한 편집
2. 촬영감독의 관점
톤과 무드
렌즈와 카메라 무브먼트
주관적 연출 vs 객관적 연출
조명 기법
색온도와 노출 세팅
3. 미술감독의 관점
영화의 톤과 텍스처
컬러 팔레트의 일관성
의상과 시대성
소품과 세트/로케이션 선택
4. 사운드 디자인
사운드 전환
다이에제틱 사운드 vs 폴리
사운드가 감정에 미치는 영향
이 리스트는 이론적으로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카메라를 잡고 있는 사람들은 한 컷만 봐도 80%는 바로 답할 수 있다. 그만큼 분석 속도와 깊이가 다르다.
결국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스스로 게을러지지 않기 위함이자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한 장치다. 영화라는 세계는 배울수록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닫게 한다. 더 알수록 또 다른 분야를 배워야 하고, 그 과정이 12년이 아니라 2030년은 걸린다. 그래야 비로소 “조금은 알겠다”는 장인정신에 다가갈 수 있다.
나는 지금도 상업 영화와 드라마 촬영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언젠가 연출을 하고 싶다. 그리고 그 길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마도 최소한 4~5편의 장편을 직접 부딪히며 경험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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