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와 미국 드라마의 촬영에 대한 차이점
2022년 4월경, 세이온 미디어에 정식적으로 고용되어, 촬영 감독으로 처음으로 지상파 드라마를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좀 분량을 많이 찍는다해도, 영화 촬영 감독은 3시간 정도의 분량을 찍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죠. 그런데 그걸 6배가 넘는 16시간 분량을 찍어내는 것을 하게 된다 하니 사실 저도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그래서 고용되면서 가장 먼저 궁금했던건 촬영 한희 감독님께서는, 어쩔수 없을 경우에는 B팀을 사용 하셨지만, 실질적으로 1명의 연출 감독이 운영을 하시는것을 즐겨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촬영을 1회차 부터 마지막회차 까지 쭈욱… 쉬지 않고 달렸죠. 휴차때 스태프들은 쉬고 있을때, 솔찍히… 저는 계속을 일을 하다 보니까 7-8개월정도의 쉬지 않고 촬영을 계속 하니… 사실 체력이 많이 후달리더군요.
그렇다면 미국은 어떻게 진행을 하는 걸까요? 같이 알아봅시다. 미국도 한국 처럼 미니시리즈 드라마, 시즌제 드라마 이런식으로 퀄리티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현재 저희가 예제로 삼는 오아시는 드라마에서 가장 예산을 많이 집어 넣는 “미니시리즈” 라는 텔레비전 드라마 연속극을 말하는 것이니, 본 예제는 HBO를 기준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미국은 드라마 촬영을 진행할때, 영화처럼 촬영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영화보다 시즌 별 분량이 3-4배 정도 되는 연속극을 촬영 하려다 보니 사실 과부하가 걸릴수 있기 때문에 퀄리티 컨트롤과, 시간 분배가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은 시즌제(넷플릭스 처럼) 로 운영되기 때문에, 주로 8개-10개 정도의 에피소드를 하나의 시즌으로 보고 6-8개월 안에 제작을 하여, 편성에 맞춥니다. 이러한 10개의 에피소드를 3-4명 정도의 연출 감독과 3-4명의 촬영 감독을 고용하여 동시에 4개 에피소드를 찍는 방식을 사용 합니다.
(각 촬영감독마다 10개의 에피소드를 작업한 촬감, 9개, 3개 2개 1개 등등, 각각의 촬감이 맡았던 숫자의 회분량을 보여주고 있는 장면입니다 IMDB)
(연출 감독도, 9개를 작업한 연출도 있고, 작가가 직접 개입하여 연출한 것도 있네요 [David Benioff])
한국도, 넷플릭스를 포함해서, 요즈음에 들어서는 8개-10개 정도로 시즌제로 운영을 하기도 하지만, 흔히 지상파나 케이블에서 말하는 미니시리즈 드라마는 12개에서 16개 사이로 진행을 합니다. 하지만, 연출감독은 16개의 에피소드를 만드는 동안 대부분 메인 연출 1명, B팀 연출 1명, 촬영도 메인 촬감 1명, B팀 촬영 1명 이런식으로 6개월 에서 8개월 만에 촬영을 끝내는 식으로 운영 됩니다.
(마스크걸을 예제로 들면, 연출감독님 1분, 촬영감독님 1분 이렇게 진행된것이 보이죠,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유닛이 1개로 진행된것을 알수 있습니다)
예산의 차이는 있겠지만, 실제 주어지는 제작 기간은 비슷 합니다: 미국도 6-8개월 정도 잡고 작업하고, 한국도 6-8개월 잡고 작업 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론상, 도합 회차가 1.5배에서 2배 정도 길게 만들어지죠. 그이유는, 미국에서 평균적으로 촬영 되어지는 속도는 회차 12-15시간 기준으로, 4-6분정도 분량을 찍어냅니다. 고로 이론상, 10개의 에피소드를 촬영 하는데 100-140회차 정도를 사용 한다 생각 하시면 되겠습니다.
한국은 드라마는 평균 회차당 15시간 (식사시간 포함) 하여 평균 9-14분 정도의 분량을 찍어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오아시스가 정확하게 121회차에 종료를 했는데요 960분정도 되는 분량을 121회차 정도로 끝났다는 것은, 대충 잡아도 하루 평균 9분정도로 끝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이걸 미국 처럼 촬영을 끝내고 싶다 라는 목표를 가지게 된다면, 상황은 192회차 정도로, 50%정도의 회차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다만* 미국시스템에서 배울수 있는 건, 도합 192회차의 작품을 6-8개월 안에 촬영을 끝내는 방식인데, 상기에서도 설명 하였다 싶이, 에피소드별 촬영감독이나 연출 감독을 나누어, 동시 다발적으로 촬영을 하기 때문에 각 유닛별 촬영 회차는 실질적으로 48회차 정도로 나누어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4명의 연출감독, 촬영감독, 프로듀서들이 각각 4개의 에피소드를 나누어 48회차 안에 끝내는 작업이 되는 것이 되거나, 오아시스 촬영때 끝냈던 120회차정도의 속도를 유지 하여 각각 30회차 안에 끝내서 가져오는 겁니다.
48회차를 천천히 찍는다 가정하면, 주에 4회차를 가정 하였을때(주52시간) 평균 12주 안에 촬영이 끝난 다는 이야기 인데요. 급하게 찍을 이유가 없으니까, 미술팀이나, 조명팀, 촬영팀 등 많은 팀들이 시간에 쫓겨 오바타임으로 일할 이유가 없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작품의 퀄리티로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가장 즐거운 부분이고, 사실 연출 감독입장에서는 많이 아플수 밖에 없는 부분은…
미국 시스템이 3-4명의 연출감독이 나눠 찍음에도 불구하고, 영상이 잘 이어지는 이유로는, 90% 이상의 촬영물이 사실 스토리보드에서 나온다는 점이고, 사실 연출감독이 영화와 비교하였을때 정치적으로 훨씬 약해 지기 때문에, 제작자나, 작가에게 밀릴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 되어 버리는 거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새로운 타이틀을 각 에피소드 앞에 넣어주는데 그걸 “Created by 누구누구” 이런식으로 작가나 메인 연출감독, 또는 총제작을 하는 사람에게 연출 감독 많큼 중요한 타이틀을 주게 됩니다.
물론 미국에도 연출감독들중에 혼자서 이빨 꽉 물고 캐리하려고 192회차동안 이리저리 비행기 타고 다니면서 돌아다니는 연출감독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1회부터 마지막회 까지 영상의 퀄리티는 확실히 보증되기 때문에, 제작쪽에서도 사실 더 좋아할수 있겠죠…
하지만 1명의 연출 감독이 미니시리즈가 아닌 시즌제 드라마를 진행하게 된다면, 연출감독은 1년안에 일하다가 골병 납니다. 왕자의 게임 처럼 시즌 6개를 1년에 1시즌씩 찍어내려면… 6년동안 일주일에 4-5일씩 촬영 나가서 연출을 봐야 한다면. 나머지 이틀 동안 다음 시즌 프리프로덕션, 현재 촬영된 포스트프로덕션등등… 휴가는 없다고 감안해야하고… 아마 죽어날겁니다.
192 회차 라는 걸 주52시간을 감안하여 주 4회 촬영을 하였을때, 1년 52주 동안에 48주를 촬영에만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거의 불가능 하다 봐야죠. 유일한 방법은 한 120-140회차 정도로 줄여서 많으면 8개월 정도로 촬영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4개월 정도 프리를 보는게 합당합니다.
솔찍히 연출 감독님들 입장에서는, 현재 한국에서 쓰이고 있는 1인 연출 시스템으로 가는게 제작사 입장에서는 예산을 줄여서 좋고, 연출 감독 입장에서는 혼자서 연출을 독차지 하니 좋고, 마지막으로 스태프 입장에서는 4/1로 48회차만 일하는게 아니라 120회차 정도로 널널하게 8개월 정도 돈을 벌수 있으니 좋고 전부가 행복하게 되는 상황이 되는 거죠.
하지만, 제작사가 좀더 야망을 키우고 싶고 퀄리티를 좀더 올리고 싶다면 아마도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작가/ 제작자 위주의 시스템으로 점점 변하지 않을까 싶고, 연출감독님들도 점점 각색쪽으로 빠지시게 되고, 아예 현장에는 현장 연출이 붙어버리면서, 실질적으로 연출 감독님들은 DI 실 같은데에서 무선으로 영상을 송출 받아 작업을 할수 있을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결국 미래에는 한국도 점점 프리단계가 중요해지고, 현장은 B유닛 C유닛 연출 감독님들이 작업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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